'Misc./@Lab'에 해당되는 글 10건
- 2009.06.05
- 2009.05.19
- 2009.05.05
- 2009.04.14
- 2009.04.08
- 2009.04.02
- 2009.04.02
- 2009.04.02
- 2009.04.02
- 2009.04.02
- 1st Work @SSLab -
개별연구를 처음 시작하면서 마음고생이 장난아니었다. 주변에서는 하나 같이 '그 곳에 왜들어갔니'(미쳤니?)라고 물었으니까. 하기야 학기 중에 아침 9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출퇴근한다고 한다면 제정신인 사람이 과연 들어가려고 할까.
난 그저 세계 최고라는 분들이 계시는 곳이라길래 간 것 뿐이고, 나도 세계 최고가 될 자격이 있는지 알아보고 싶었을 뿐인데...
민철 형(06 엣지, 전자과 선배님) 덕분에 첫 마음고생을 이겨내고 랩의 일원이 되었다. 디지털 팀의 S.J. Lee 박사님이 내 사수님이 되셨다. 이 곳에서 처음 맡은 프로젝트는 Logitech Quickcam Orbit/Sphere AF를 손쉽게 제어할 수 있는 라이브러리를 제작하는 것. 웹캠을 포함하여 온갖 미디어 장치를 제어하는 기술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다이렉트쇼(DirectShow)에 집약되어 있는데, 바로 이 다이렉트 쇼 기술을 이용하여 라이브러리를 제작하는 것이 나의 첫 임무인 것이다. 물론 프로젝트라 거창하게 표현해보았지만, 일단은 나 혼자 카메라 가지고 노는거여서 지나가는 랩 선배님들께서 '재미있겠네ㅋ' 라고 말씀하시곤 했다.
정말이지, 첫 임무를 받은 내 모습은 도마 위에 오른 생선이었고 그렇기에 2주 반동안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
그리고 지금 이 시간, 라이브러리를 완성하고 프리뷰, 스냅샷 기능과 PTZ 데모기능까지 갖춰진 테스트 프로그램을 완성하였다.
나도 가끔 내가 참 신기하게 느껴진다. 일을 2월 18일에 부여받았으니 2주 반동안 프로젝트를 해낸 것인데, 도서관 책 찾아 뒤지고 인터넷 문서들을 훑어보며 윈도우 프로그래밍을 익히고 다이렉트쇼까지 해냈다는것이 놀랍다.
물론 해내고 나서 돌이켜보니 별거 한 건 없다 ㅠㅠ... 그래도 내가 맡은 부분이 바로 입력과 출력 부분이니까, 중간 알고리즘을 검증할 때와 데모할 때 쓸 수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져본다.
여튼 지금 기분 너무 좋다!
이제 실험 예비보고서 쓰고 자야지-
p.s1)
원래 티스토리 블로그에 올렸던 글(2009.3.9일 새벽 3시에 포스팅)이고 p.s에 테스트 프로그램으로 찍은 내 캠사진이 있었는데, 그 다음날 자고 일어나니 부끄러운 짓을 했다는 것을 깨닫고 비공개처리 했다가 글만 다시 테터툴즈 블로그로 다시 옮겨왔다.
p.s2)
아무래도 테터툴즈 블로그로 접속을 잘 안해 그 곳에 있는 모든 글을 다시 복사해 온다. (2009년 4월 1일)
@SSLab
우리학교에는 개별 연구(Independent Study)라는 과목이 있다.
학부생이지만 랩에 들어가 랩생활에 대한 이모저모를 배울 수 있는 1학점 짜리 S/U(통과함, 통과못함) 과목이다. 이 과목을 통해 학부생은 진짜 연구란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웬걸.
08년도 EE Newsletter에서는 개별연구를 해본 사람들에게 만족도/불만족도 설문을 한 적이 있다. 이제 개별연구를 3주 정도 해본 나한테는 한 학기 지나면 자연히 알게 될테니 만족도는 기억하지 않는다. 하지만 '불만족도'는 내가 주의할 사항이니 잘 읽어보았는데, 가장 아쉬웠던 점 중 '교수님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는 것이 있었다.... 헐?! 이 랩에 들어온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바로 '교수님의 인재상에 부합되는 사람'을 찾기 위해서 - 그리고 그런 인재가 되기 위해서였다. (이 점 하나에 나는 다른 모든 것을 버릴 수 있었다. 학과, 동아리, 술, 야식 등. - 아 물론 전과에 대한 1년간의 고뇌는 다음 포스팅에서.) 그런데 개별연구에서 교수님의 모습을 볼 수 없다니!! 행여나 내가 이 랩에 들어온 것이 헛고생만 하는건 아닌가 고민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일 뿐이었다.
우리 랩(이라고 해도 될까?)은 교수님 Office와 마주하고 있다. 따라서 교수님을 하루 최소 3-4번은 뵐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교수님께서 직접 랩에 오셔서 학생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 일개 학부생인 나에게까지!
지난 주에는 교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것이 크게 전공, 처세, 관리 세 가지 였다.
1) 전공에 관해서는 일단 내가 모르는게 너무 많으니 적당한 책을 추천해 주셨다. 바로 Razavi의 Fund. of Microelectronics. 아직 돈이 모자라 일주일 전에 알려주신 책을 오늘에야 살 수 있었는데, 사고 나니 너무 흥미롭다. 교수님의 성향처럼 'Analysis by Inspection!' (대충 떼워 분석하기, 교수님의 번역!) 와 'verbal description' (말로 떼우기, 역시 교수님 번역! - 세계 석학이란 타이틀에 마주대하기가 어려운 분이시지만, 잠시 그걸 잊게 할 정도로 빵 터지는 유머 감각을 소유하고 계시다.)에 중점을 두었다. 내가 이런것을 얼마나 좋아하는데!! 때론 엄밀할 때도 좋지만, 실제 유용함에 있어서는 얼마나 빨리 현실에 가장 근접한 근사치를 내는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천재 물리학자 페르미의 엄청난 근사계산 일화를 찾아보도록하자. http://asteray.egloos.com/2232710 진짜 실력은 열나게 수식 제끼면서 칠판 가득 메꾸는 것보다 단 한 두줄로 명쾌하게 답을 내는게 아닐까.)
(근데 멀리서 찾아볼 필요없이, Prof. H.J. Yoo's Electronic Circuit 2를 들으면 엄청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2) 처세에 관해서는 랩에 있는 카네기 처세술 책을 추천해 주셨고, 그 책의 한 대목을 일러주셨다. 글을 쓰는 시점에서 책을 가지고 있지 않아 (책은 랩 자산이다. 난 지금 기숙사.)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과 다른 이가 좋아하는 것을 명확히 구분할 줄 아는 지혜에 대한 글이었다. 맞아 - 낚시질을 해도 물고기가 좋아할 미끼를 던져야지, 낚시줄에 내가 좋아하는 사과를 매달아선 안되잖아?
3) 관리. 사실 교수님께서 알려주신 것은 Management. 교수님께서 Scientific Management라는 과목 이름은 보시고는, Science와 Management의 Definition을 명확히하시면서 이 둘은 서로 양립할 수 없는 것이라 하셨다. 그러면서 전 인텔 회장이었던 앤드류 그로버의 Effective Management를 말씀하시면서 실제 Management는 이러이러해야함을 강조하셨던 것 같다. 그로버가 햄버거 아르바이트 시절 때 작업 시간을 어떻게 관리하였는가가 그 중 한 예였는데, ㄱ) 큰 일부터. ㄴ) 작업의 병렬화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말씀해 주셨다.
※ 4월 1일 현재, Razavi와 Prof. H.J. Yoo 모두 전자회로 분야 세계 3대 석학 안에 드시는 분이시다 ㅇ_ㅇ! 그리고 교수님이 갖고 계신 Razavi 책은 Razavi가 그 책 출판 전에 Pre 버젼을 직접 H.J. Yoo 교수님께 선물한 것이었다 +ㅁ+! (참, 이 책은 수업시간에 알려주신 책ㅋ)
Start Electronics Blog @ Semiconductor System Lab !
2월 둘 째주(2/9~13). 랩 1주
--
지난 주 월요일(2월 13일)부터 세계 최고를 지향하고 이미 세계 최고로 전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우리학교 전자과 반도체 시스템 랩에서 개별연구를 시작했다. 그 날부터 내 MSN 대화명은 '세계 최고와 함께하는 나날들'.
세계 최고라 자부하는 이 곳에서의 개별연구는 다른 곳에서의 개별연구와 전혀 다르다. 이 곳의 석/박사 선배님들도 전 세계적으로 인정 받는 분들로 이 분들의 랩생활은 이른 아침에서부터 늦은 밤까지 계속된다. 그렇기에 아무리 할 수 있는 일이 적은 나 같은 학부생일지라도 랩에 들어온 이상 세계적인 분들과 함께 호흡을 맞춰야 한다. 적어도 아침 9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첫 한 주는 교수님과 여러 석박 분들이 ISSCC (IEEE Solid State Circuit Conference; 美 전기공학회에서 주최하는 세계 최대 반도체/회로 학회)로 출장을 가셨기에 예비 석사형들과 함께했다. 사수가 아직 배정되지 않았으므로 내가 할 일은 없었지만, 세계 최고라고 하는 곳의 기운(+_+)을 받고 싶은 것도 있었고 생활 패턴을 미리 적응하고 싶어서 일 주일 빨리 랩에 들어가 생활 했다. 첫 3일은 힘들었지만 목요일부터 차츰 생활이 안정이되 7시 반이면 저절로 눈이 떠지고 저녁 12시면 바로 잠이 들게 되었다.
2월 셋 째주(2/16~20). 랩 2주
---
첫 날은 월요일, 아침엔 모든 분들이 바뻤고, 오후엔 내가 실험을 들어가야 했기에 그저 그렇게 흘러갔다.
둘째 날에 드디어 S.J. Lee 박사님이 내 사수가 되셨음을 알게 되었다. Robot SoC Team으로 Lee는 Ph.D 2년차시다. 이 곳 분들 모두 대단하신 분들이셨기에 내가 이 분들과 함께 한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다.
셋째 날 부터 내게 일이 주어졌다. 드디어 내 진가를 발휘할 수 있겠거니 했으나, 내가 단시간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슬프게도, 난 아직도 교수님의 인재상에 한참 멀리 떨어져있음을 알게되었다. 내가 정보경시였지만, 윈도우 어플리케이션을 한 것은 아니었으니까.... 나도 교수님의 인재상처럼 문제 해결자가 되고 싶다. 처음해 본 일일지라도 기대 이상의 결과물을 내고 당당히 말하고 싶다. '이건 제 전공이 아니었습니다.' 라고...
넷째 날 랩 일지를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을 하는 것은 즐겁지만 랩 일과 전공 공부, 그리고 영어공부를 병행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 시정곤 교수님과의 상담에서도 80%만 하라고 조언받았는데, 그것 참 힘들다. '열심히 해야지'하는 순간에 일을 내려놓으려니 말이다.
다섯째 날 랩 일지를 사고 랩 일을 차근히 기록했다. 완전한 Trial & Error. 역시 기본인 API없이 MFC를 하려니 막막하기만 하다. 시간 내 결과물을 내려니 7년전 API 기초 공부했던 기억만으로 위험한 외줄타기를 해야 했고, 그런 내 자신이 참 한심스러웠다.
"뿌리 깊은 나무는 아니 흔들릴새. 꽃 많고 열매 많나니." - 용비어천가.
가장 힘든 것은 내 실력을 끌어 내는 것이었고, 더욱 어려운 것은 나 자신을 믿는 것이었다.